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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 와사비, 콘치즈 못 먹는다"…기후변화가 위협하는 세계인의 식탁

최고관리자 0 1028 2023.02.06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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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터드(겨자) 소스를 뿌린 핫도그. 지난해 겨자 생산지인 캐나다가 가뭄에 시달리면서 소스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게티이미지뱅크] 



가뭄으로 소스류 잇따라 생산 차질 겪어

홍수, 태풍 탓 옥수수·양파 '금값' 되기도

머스터드(겨자) 없는 핫도그와 와사비 뺀 초밥, 스리라차 소스를 곁들이지 않은 쌀국수. 그리고 콘치즈 없는 횟집 밑반찬까지. 어설퍼 보이는 이런 요리들은 이미 현실이 됐다. 이상기후로 슬금슬금 바뀐, 세계인의 식탁 풍경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를 '기상이변의 해'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유럽은 관측 사상 가장 더웠고, 미국엔 태풍과 가뭄이 번갈아 닥쳤다. 아시아는 대홍수에 시달렸다. 전대미문의 자연재해에 전 세계 농작물의 운명은 비슷했다. 말라 죽거나 얼어 죽거나. 혹은 물에 쓸려가거나.

작황 부진은 식품 가격을 천정부지로 밀어 올렸다. 자연의 경고는 직관적이다. 오늘 식후에 마신 커피 한 잔이, 어쩌면 인생 최후의 커피였을지도 모른다는 경고다.

'소스' 실종사건, 범인은 가뭄이었다

"①스리라차 소스 팬 여러분, 눈물 닦을 손수건을 준비하세요. 매워서가 아니라 우리의 사랑스러운 소스의 공급이 중단된답니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은 지난해 4월 스리라차 소스를 만드는 호이퐁 식품에서 당분간 제품 생산을 멈춘다면서 이렇게 보도했다. 갑작스러운 생산 중단의 원인은 주재료인 할라페뇨 고추의 원산지 멕시코에서 3년 가까이 계속된 가뭄이었다. 프랑스에서 일어난 ②머스터드(겨자) 소스 품귀 현상의 범인도 같았다. 전 세계 겨자씨 80%를 생산하는 캐나다 앨버타 등은 가뭄으로 2021년 수확량이 평년의 절반에 그쳤다.

일본의 대표 작물 ③와사비도 기후위기에 고령화로 인한 재배 인구 감소가 겹쳐 매년 생산량이 줄었다. 일본 와사비 생산량은 2005년 4,614.5톤에서 2021년 1,885.5톤으로 하락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폭염으로 곰팡이가 피거나 태풍이 경작지를 덮치는 문제로 재배를 포기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미국 내 상추의 70%를 생산하는 캘리포니아주 살라나스에선 병충해 피해가 컸다. 캘리포니아주 식품농업부 관계자는 "지구 온난화로 겨울이 춥지 않아 벌레가 살아남았다"고 했다. 결국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 등은 지난달 "당분간 ④양상추를 적게 제공하겠다"라는 안내에 나섰다. 한국도 2021년 냉해로 겪었던 '양상추 대란'이다.

이상기후로 전반적인 식량 공급에 차질이 생기며 '식량 위기'가 곳곳으로 번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이를 거들었다. 부족한 물자는 가격을 치솟게 했다. 지난해 평균 세계 식량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14% 높았다.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⑤커피도 큰 타격을 입었다. 세계 최대 커피 수출국 브라질은 내내 가뭄을 겪다 2021년 7월 갑자기 기온이 영하로 내려갔다. 이로 인해 커피 생산량이 줄며 원두 가격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급 원두인 아라비카 커피 원두 재고는 23년 만에 최저치다.

국내 일부 식품업체는 ⑥옥수수 원산지 태국이 지난해 홍수로 작황이 부진해지며 옥수수통조림 수입을 멈췄다. 자영업자들은 옥수수 사용을 중단하거나 저렴한 제품을 찾아 발품을 판다. 서울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민우(37)씨는 "조만간 콘샐러드(콘치즈)를 기본 반찬에서 없앨 것"이라며 "옥수수통조림 가격이 거의 두 배가 됐다"고 전했다.

⑦양파의 가격이 닭고기나 소고기를 역전한 나라도 등장했다. 바로 필리핀이다. 지난해 여름 필리핀을 강타한 태풍으로 이달 현지의 양파 1㎏ 가격은 1만4,000원까지 올랐다. 5,000원인 닭 한 마리는 물론 소고기보다 25%나 비싸졌다.

2023년의 식량 사정은 어떨까. 블룸버그통신은 올해의 식량은 "날씨에 달려 있다"라고 단언했지만, 올해도 이상기후는 계속될 전망이다. 개빈 슈미트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기후과학자는 CNN방송에 "남극 주변 깊은 바다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온난화 현상이 보인다"라면서 "불행하게도 2023년은 2022년보다 더 따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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