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하이닉스 직원들, 결혼시장선 이제 '변호사급'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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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하이닉스 직원들, 결혼시장선 이제 '변호사급' 상향

베가스조아 0 191 05.25 07:31

결혼정보회사들, 발 빠르게 삼전 '배우자 지수' 84점→87점으로 

무주택자 좌불안석·공무원 박탈감…수십억 성과급이 낳은 천태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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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그룹 깃발이 펄럭이는 모습 


"삼성전자 직원의 '배우자 지수'가 84점에서 87점으로 올랐죠. 배우자 지수는 원래 거의 변동이 없습니다. 3점씩 오른 건 특별한 경우입니다."

국내 최초의 결혼정보회사 '선우' 고위 관계자는 2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삼성전자의 막대한 성과급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의 배우자 지수는 사회경제적 능력·신체적 매력·가정 환경 등을 종합해 산출하는 결혼조건 점수다. 

최상위 직업군은 자산가와 의사, 법조인 등 전통적 전문직이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 직원은 이제 변호사(90점) 등급에 준하는 수준"이라며 "지수는 3점이 올랐지만, 감정을 하는 커플매니저들의 체감은 10점 이상 오른 느낌이다. 현실적 여건을 중시하는 결혼 적령 세대의 의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이닉스는 아직 지수 상향 조정이 안 됐지만 마찬가지인 상황"이라며 "'만나보시겠습니까' 물어봤을 때 거절률이 줄어들고 (매칭) 성공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두 기업 임직원의 '배우자 가치' 상승을 체감하는 건 선우뿐만이 아니다. 

다른 결혼정보회사 '가연' 관계자는 "회원들이 반도체 호황을 자주 언급한다"며 "연봉·성과급으로 안정적 삶을 빨리 꾸릴 수 있는 데다, AI(인공지능)에 대체될 위험도 적다고 보는 분위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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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삼성전자 노사 합의에 따라 반도체 메모리 사업부는 연봉 1억원 기준 인당 6억원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3년간 호황이 계속되면 직급에 따라 20억원∼30억원의 성과급도 가능하다.

이 같은 막대한 보상은 소수의 '횡재'를 넘어 단일 기업의 성과 체계가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재편하는 현상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당장 이 유동성이 흘러갈 것으로 예상되는 부동산 시장부터 들썩이고 있다. 

삼성전자·하이닉스 사업장행 셔틀버스가 닿는 '셔세권'(셔틀버스+역세권)인 용인 수지, 수원 영통, 화성 동탄 등 경기 남부권과 송파·강남 등 서울 동남권의 집값 움직임이 심상치 않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이미지 확대블라인드 경찰청 게시판의 게시글
블라인드 경찰청 게시판의 게시글


지난해 수원에서 전세로 신혼을 시작한 최모(31)씨는 "무리해서라도 집을 사야 했나 싶다"며 "'삼전닉스' 직원들은 생각하는 주택 금액대가 나와 다르지 않겠나. 차라리 그 자금이 경기남부를 지나 강남으로 다 흘러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초구민 장모(32)씨도 내집 마련의 꿈이 멀어질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친구들끼리 모이면 부동산 시장 영향 이야기뿐"이라며 "동남권을 시작으로 서울 전체 집값을 다 밀어 올리는 것 아니냐고들 본다"고 전했다. 

특정 기업의 내부 성과 분배가 사회 전반의 불안과 박탈감으로 직결되는 건 초유의 일이다.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의 고소득은 전문성을 쌓는 고된 과정의 결실이란 인식이 있지만, '특정 시기 어느 회사 소속인지'가 수억대 보상 조건이 된 건 생소한 사회적 서사이기 때문이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좌절감을 표하는 글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가령 경찰청 게시판에는 삼성전자 노사 합의 이후 사흘간 관련 게시물이 20개가 넘는다.

"10년을 일해도 1년 성과급조차 따라갈 수 없다", "백날 수사하고 밤새워 근무하고 시험공부 해서 계급 하나 올리면 남는 게 뭐냐"는 식이다. 

"벌금·범칙금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자조성 농담 글에는 '좋아요'가 수십 차례 눌렸다.

기업 보상·성과 평가를 연구해온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신재용 교수는 이번 사안을 특정 기업들의 '잔치'가 아닌 인공지능 시대가 불러온 거대한 사회적 변화의 시작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외부에서는 "어쩌다 얻어걸린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엔비디아나 테슬라처럼 급격한 생산성 증대의 수혜를 특정 기업 임직원들이 예기치 않게 누리는 현상은 앞으로 꾸준히 제기될 문제라는 것이다.

신 교수는 "이런 막대한 이윤을 협력업체 등 여러 이해관계자와 어떻게 배분할지가 시대적 고민이 됐다"며 "기업은 국가에 세금, 협력업체엔 대금, 고객엔 제품을 제공했다. 기본적 가치 분배가 이뤄졌으니 조심스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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