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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러시아 겨냥 고강도 제재 단행…금융 제재 및 수출통제

최고관리자 0 1090 2022.02.2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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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아관에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전면적인 제재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겨냥한 고강도 제재를 발표했다. 러시아 주요 금융기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개인과 그의 측근 그룹 및 그들의 가족, 서방 첨단 기술 물품의 러시아 유입 등이 주요 타깃이었다. 우크라이나에 직접 군대를 보내 러시아군과 맞서는 대신 강력한 금융·경제 제재로 러시아에 타격을 주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의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푸틴은 침략자다. 푸틴이 이 전쟁을 선택했다. 그리고 이제 그와 그의 국가는 결과를 떠안을 것”이라면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앞서 발표한 러시아 국책은행 대외경제은행(VEB)과 방위산업 지원 특수은행 PSB 및 42개 자회사,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 건설 및 운영사인 ‘노르트스트림2 AG’에 대한 제재가 대러 제재 ‘1차분’이라면 이날 발표한 제재는 그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부과하겠다고 경고해온 ‘신속하고 가혹한 제재’에 해당한다.

미국은 이날 스베르방크(Sberbank)와 VTB 등 양대 민간은행과 4대 금융기관을 비롯해 이들의 자회사 78곳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서방의 개인 및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금지시켰다. 백악관은 스베르방크가 러시아 금융부분의 3분의 1, VTB가 5분의 1을 차지한다면서 이들이 미국과 서방 금융 시스템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봉쇄함으로써 러시아의 무역을 심각하게 제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도 제재에 동참한다면서 “우리는 러시아가 달러, 유로, 파운드, 엔으로 사업을 하는 능력과 세계 경제의 일부가 되는 것을 제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푸틴 대통령의 측근과 신흥부자들도 추가로 제재 명단에 올렸다. 푸틴 대통령이 전 비서실장인 세르게이 이바노프와 그의 아들, 세계 최대 상장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의 최고경영자(CEO)인 이고르 세친 및 그의 아들 등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북쪽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도록 도운 벨라루스에 대해서도 제재를 단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제재 명단에 올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과 서방이 이날 새롭게 선보인 제재는 수출통제다. 러시아군의 공격 능력을 유지·개선하고 러시아 방산·항공·해양 산업이 서방의 첨단 기술과 물품을 조달받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제재할 때 사용한 ‘해외직접생산품규칙’도 동원됐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뿐 아니라 해외 기업이 해외에서 생산한 제품일지라도 미국의 소프트웨어, 기술, 장비가 사용됐다면 러시아에 수출하기 전 미국으로부터 승인을 받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반도체, 통신, 보안, 레이저, 센서, 항해, 항공, 해양 기술 등이 이에 해당한다.

EU 대사들은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유럽에 보유한 자산을 동결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앞서 EU와 영국, 캐나다, 일본 등은 러시아 금융기관과 푸틴 대통령 측근을 겨냥한 제재와 러시아에 대한 수출통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제재를 각각 발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성명에서 “러시아 은행 시장의 70%를 겨냥한 금융제재를 결정했다”면서 러시아의 에너지, 항공, 교통 등의 산업 분야에 대한 수출 통제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러시아 무역거래의 절반이 달러화와 파운드화로 이뤄진다”면서 “이번 제재는 영국 금융 시스템에서 러시아 은행들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미국 등 서방이 꺼내든 본격적인 제재 카드의 효과에 대해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 재부부는 미국이 단행한 러시아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가 러시아 전체 은행 자산의 80%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에 대한 수출통제의 경우 지난해 미국의 러시아에 직접 수출한 액수가 640억달러로 비교적 작지만 해외직접생산품규칙이 동원됐기 때문에 아시아·유럽 등으로부터의 첨단 물품 조달이 원천 봉쇄됐다. 러시아의 경제 규모는 세계 12위권으로 국제 경제에 대한 개방과 의존이 높은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러시아가 받을 경제적 압박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역대 가장 가혹한 제재’를 가하겠다던 바이든 대통령의 엄포에 비하면 기대이하라는 평가도 나온다.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퇴출시켜 달러 경제권에서 제외시키는 초강력 제재가 빠졌고, 금융제재에 치중하면서 러시아의 주력 수출분야인 에너지 부분에 대한 광범위한 제재도 이뤄지지 않았다. 게다가 이번 제재는 러시아만을 대상으로 하는 1차 체재로 과거 이란의 경우처럼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제3자까지 제재하는 ‘세컨더리 제재’가 아니라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제재가 효과를 발휘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도 관건이다. 러시아는 이미 증시가 폭락하고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는 등 경제적 피해를 경험하고 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더욱 광범위한 효과가 신속하게 나타나지 않을 경우 푸틴 대통령의 계산과 행동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미국이 구축한 러시아 제재 공조가 얼마나 공고하게 유지되느냐도 변수다.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이 러시아를 물밑으로 지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방 국가들 간의 제재 공조가 느슨해진다면 푸틴 대통령으로선 제재를 버틸 여지가 많아지게 된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경향신문(http://www.khan.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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