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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까지 생각, 캐디는 못 바꿔"…매킬로이 기적 뒤엔 '동네형'

최고관리자 0 653 2025.04.16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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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매킬로이와 해리 다이아몬드가 마스터스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17년 디 오픈에서다. 연속 보기를 하면서 흔들리는 로리 매킬로이(36)에게 캐디인 JP 피츠제럴드가 “너 지금 뭐하는 거야, 너는 FXXXing 로리 매킬로이야!”라고 소리쳤다. 


스포츠팀 감독이 어린 선수 다그치는 장면 비슷했다. 매킬로이는 이후 정신을 차렸는지 버디 4개를 잡았다. 그러나 대회가 끝난 후 8년간 메이저 4승을 함께 한 캐디 피츠제럴드와는 헤어졌다. 매킬로이는 “해고가 아니라 관계가 나빠질 것 같아 서로 그만두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후 그는 7살 때 동네 골프장에서 만나 함께 선수생활하며 자란 해리 다이아몬드를 캐디로 썼다. 다섯 살 많은 동네 형은 잠깐 가방을 들어주기로 했다가 지금까지 8년을 함께 일하고 있다. 그 동안 매킬로이는 PGA투어 일반대회에서는 14번 우승했으나 메이저대회 우승은 없었다.


매킬로이에게 필요한 건 메이저 우승이었다. 그래서 캐디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종종 나왔다. 지난해 US오픈에서 역전패했을 때 타이거 우즈의 전 코치 행크 헤이니 등은 “15번 홀 클럽 선택 실수로 보기를 한 건 캐디도 공동 책임”이라고 했다.


매킬로이는 마스터스에서 우승하기 위해 지난 11년간 별걸 다 바꿨다. 대회를 앞두고 잡념을 없애기 위해 저글링을 하기도 하고, 명상이나 최면 요법도 썼다. 꼭 이겨야 한다고 다짐하고 나오기도 하고, 평범한 대회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대회장에 일찍 오기도 하고 임박해서 오기도 했다. 근육을 불리기도 하고 빼기도 했다.


고 이건희 삼성 전 회장은 “부인 빼고 다 바꾸라”고 했다. 매킬로이는 이혼까지 고려했다. 지난해 법원에 이혼 소송장을 냈다가 철회했는데 PGA 투어 선수들이 들려준 부부의 불화 이유는 매킬로이가 너무 골프에 집중해서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매킬로이는 캐디는 지켰다. 그는 “내 캐디는 충분히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두둔했다.


매킬로이는 14일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후 캐디와 1분 가까이 껴안았다. 역대 골프에서 우승 후 가장 긴 포옹 기록일 듯하다. 매킬로이와 매킬로이라는 이름을 등에 단 캐디의 오랜 포옹이라 두 사람이 진짜 한 몸이 된 것 같아 보였다. 


인터뷰룸에서도 매킬로이는 캐디에 대한 질문을 받자마자 목이 메었다. 그는 “내 인생 내내 큰 형처럼 따뜻했다. 우리가 함께 겪은 것들이 너무나 많다. 이 우승은 내 것이자 그의 것이다”라고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매킬로이가 1라운드 4언더파로 잘 나가다가 더블 보기 2개를 할 때 캐디가 나서서 조언을 했어야 했다는 얘기들이 나왔다. 다이아몬드는 선수 출신으로 골프를 알지만 코스에서는 의견을 별로 내지 않는다. 


그러나 매킬로이에게 정말 필요한 사람은 냉정한 전문가가 아니라 얘기를 들어줄 친구였던 것으로 보인다. 


매킬로이의 캐디는 괜찮은 직업이다. 돈을 많이 벌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가 돈 때문에 매킬로이 캐디를 하는 건 아니다. 아일랜드 출신의 퍼트 교습가 스티븐 스위니는 “해리의 아버지가 호텔 등의 사업으로 엄청난 부자다. 캐디로 버는 돈보다 집안 사업을 맡아 버는 돈이 훨씬 많다”고 했다. 프로 선수가 되지 않은 이유는 가업을 돕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오거스타=성호준 골프전문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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