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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억원짜리 프리다 칼로 그림 원본 불태웠다?

최고관리자 0 1002 2022.10.01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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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의 '불길한 유령들'을 불태우는 마르틴 모바라크  © 제공: 연합뉴스

1944년작 '불길한 유령들' 소각 논란…멕시코 정부 조사 착수

한 암호화폐 사업가가 멕시코의 유명 화가 프리다 칼로(1907∼1954)가 일기장에 그렸던 1천만 달러(143억 원)짜리 그림을 대체불가토큰(NFT) 형태로 판매하겠다며 원본을 불태워버려 논란이 되고 있다.

멕시코 당국은 중요 문화재를 파괴하는 행위가 범죄에 해당한다며 이 사건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30일 암호화폐업계와 미술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 업체 '프리다.NFT'(Frida.NFT)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마르틴 모바라크는 지난 7월 30일 프리다 칼로의 1944년작 채색 소묘 '불길한 유령들'(Fantasmones Siniestros)을 불태웠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한 저택에서 벌어진 소각 행위는 '1천만 달러짜리 프리다 칼로 그림의 소각'(Burning of a $10M Frida Kahlo Painting)이라는 제목이 달린 유튜브 영상으로 지난달 하순 공개됐다.

모바라크는 멕시코 민속음악 밴드가 배경음악을 연주하는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현장에 초대된 행사 참석자 2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소각을 실행했다.

그는 큼지막한 마티니 잔에 가로 23㎝, 세로 15㎝ 크기의 그림을 끼운 클립을 놓고 불을 붙였고, 작품은 금방 타버려 재만 남았다.

모바라크는 이 작품의 고해상도 디지털 버전을 1만개의 NFT로 만들어 한정판매하고 있다. 대금 지불은 암호화폐 '이더리움'(ETH)으로 이뤄지며, 개당 가격은 3 ETH다. 이는 최근 이더리움 시세로 따져 미국 달러로 4천 달러, 한국 원으로 5천700만원에 해당한다.

이 NFT를 판매하는 프리다.NFT 홈페이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재로부터 (부활해) 날아오르는 불사조처럼, 예술이 영원으로 다시 태어나다", "메타버스로 영구히 전환됐다" 등 표현을 썼다.

작품 원본을 불태운 이 회사 창업자 모바라크에 대해서는 "물리적 예술을 디지털 황금으로 변환시키는 '예술 연금술사'"라고 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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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태워지는 프리다 칼로 '불길한 유령들'  © 제공: 연합뉴스

다만 소각된 작품이 칼로가 그린 진품 원본인지 여부나, 그 값어치가 과연 1천만 달러가 되느냐에 대해 미술계에서는 설왕설래하고 있다.


게다가 아예 불태워져버렸기 때문에 과연 진품이었는지 위조품이었는지는 아무도 확실히 판단할 수 없는 문제가 됐다는 지적도 전문가들로부터 나온다.

미국의 인터넷 언론매체 바이스닷컴에 따르면 모바라크는 이 작품을 2015년에 개인 수집가로부터 사들였으며 멕시코시티에서 화랑을 운영하는 미술품 딜러 안드레스 시겔로부터 진품이라는 감정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라틴아메리카 미술품 딜러 중 하나인 메리-앤 마틴은 바이스닷컴에 자신이 '불길한 유령들'을 판 것이 두 차례라고 말했다.

그는 2004년에 한 재단에, 그리고 2013년에 한 개인 수집가에게 이 작품을 판 적은 있지만, 마르틴 모바라크와 거래한 적은 없으며 이 사람의 이름도 지난주에야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미국 웰슬리대 미술과 선임강사이며 이 대학 박물관에서 라틴아메리카 미술 큐레이션을 담당하는 제임스 올스는 모바라크가 불태웠다는 그림의 진위에 대해 의견을 낼 수가 없다며 "진짜인지 아닌지 판별할 수 있는 증거 자체를 (모바라크가) 없애 버렸네요. 편리하지 않나요?"라고 비꼬았다.

모바라크는 멕시코계 미국 시민으로 알려졌으며, 멕시코 국적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번 소각 사건이 알려지자 멕시코 당국은 모바라크의 행위가 문화재를 보호하는 현행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중이다. 멕시코 연방법은 중요 예술품 등 주요 문화재를 고의적으로 파괴하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멕시코의 국립예술·문학원(INBAL)은 최근 이 사건에 대해 낸 성명에서 "원본을 파괴한 것인지, 복제품을 파괴한 것인지 확실히 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모두 수집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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