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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CEO의 기사 외압 논란…흔들리는 저널리즘

최고관리자 0 640 2024.06.12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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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루이스 워싱턴포스트(WP) CEO. WP 기사(Post's new CEO William Lewis has faced big stories and corporate drama) 갈무리


루이스 WP CEO 의혹 기사 노출 놓고 갈등 빚던 WP 편집국장 교체… 

NPR 기자 “기사 ‘킬’ 시도, 이번이 처음 아니다” 폭로


편집국 조직개편에 대한 반발로 교체됐다고 알려진 워싱턴포스트(WP) 샐리 버즈비 편집국장이 교체 전 윌리엄 루이스 WP CEO(발행인)가 관련된 의혹 기사 노출을 놓고 갈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루이스 CEO가 다른 언론에도 자신과 관련된 의혹 기사를 막으려 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WP의 신뢰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WP는 지난 2일 첫 여성 편집국장이었던 샐리 버즈비에서 월스트리트저널(WSJ) 편집국장 출신의 맷 머레이로 편집국장을 교체했다. 버즈비 전 국장은 WP가 편집국과 오피니언부를 세 개의 부서로 나누려는 조직개편에 불만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루이스 CEO는 버즈비 전 국장에 개편으로 새로 생기는 소셜미디어부를 맡아줄 것을 제안했는데, 이것이 사실상 버즈비 전 국장에겐 '강등'으로 여겨졌을 거란 해석이 나왔다. NYT는 "미국 주요 신문들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며 "이 시기에 편집국 수장을 교체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후 버즈비 전 국장과 루이스 WP CEO가 특정 기사 노출을 놓고도 갈등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NYT는 5일 <워싱턴포스트 편집장은 퇴사 전 전화 해킹 기사를 놓고 충돌했다> 기사에서 "논란에 휩싸인 버즈비 전 국장이 퇴사하기 몇 주 전, CEO와 관계는 점점 더 긴장감이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문제가 된 기사는 영국 해리 왕자 측이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소유의 일부 타블로이드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관련 내용이다. 해리 왕자는 2019년부터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들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기사를 썼다며 소를 제기하고 있다. 루이스 WP CEO는 WSJ CEO 출신으로 WSJ는 머독이 소유한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의 자회사다.

지난달 21일 관련 소송에서 판사는 루이스 WP CEO가 해킹 증거 은폐 의혹을 받는 임원 명단에 추가될 수 있다고 판결했고 WP는 "이날 판사는 WP 발행인이자 CEO인 윌리엄 루이스를 포함해 머독 아래 전현직 임원들이 해킹 관련 증거를 은폐하려 했다는 원고 측 주장을 공개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고 보도했다.

루이스 CEO는 해당 기사를 막진 않았지만 기사화가 되기 전 버즈비 당시 국장에 자신과 관련된 건은 '보도가치가 없다'며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버즈비 전 국장은 어떻게 되든 WP는 해당 내용을 기사화할 것이라 말했고 루이스 CEO는 그렇다면 그 결정은 판단력이 부족한 것이라 비판하며 대화를 끝낸 것으로 전해졌다. 


폭로는 계속됐다. 루이스 CEO가 미국 공영라디오 NPR 기자에게 자신과 관련된 의혹을 기사화하지 않는다면 단독 인터뷰를 해주겠다고 말한 것이 알려졌다. 지난 7일 <워싱턴포스트 CEO의 기사 '킬' 시도, 이번이 처음 아니다> 기사에서 데이비드 폴켄플릭 NPR 기자는 "지난해 말 WS 발행인이 되자 루이스 CEO에 인터뷰를 요청했다"면서 "WSJ서부터 루이스를 보좌했던 대변인은 내게 의혹 기사를 쓰지 않는 경우에만 인터뷰를 해주겠다고 제안했다"고 폭로했다.

미국 미디어연구 교육기관 '포인터'(Poynter)는 지난 7일 "루이스 CEO가 자신에 대한 보도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언론에 압력을 행사한 게 이번이 두 번째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머독의 영국 매체는 그런 식으로 기사를 막는 것이 가능할 수 있어도 미국 저널리즘은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루이스 CEO는 사내 이메일을 통해 "어떤 식으로든 버즈비 전 국장에 압력을 가한 적은 없다. 이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디까지가 지켜야 할 선인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NPR 기자의 폭로에 대해선 "그 사람은 기자(journalist)가 아닌 활동가(activist)"라며 "WP에 입사하기 전에 그와 비공식적(오프더레코드)으로 대화를 나눴는데 6개월이 지난 후 갑자기 그는 이를 덮어버리고 기사도 아닌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변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포인터는 "WP 소유주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CEO)는 작년에만 7700만 달러의 손실을 본 WP를 재정난에서 구하기 위해 루이스 CEO를 직접 선택했다"며 "몇 가지 지저분한 일만으로 이 모든 걸 중단하진 않을 것 같다. 하지만 WP가 위태로운 시기를 겪는 시기라 이러한 신뢰성 추락은 곧 직원들의 반란을 부를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WP는 천문학적인 영업손실로 지난해 10월 전직원 10% 정도에 해당하는 240명 감축을 예고했다. 지난 1월엔 회사의 인력 감축안과 임금을 놓고 노동조합이 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당시 파업으로 임금 인상은 얻어냈지만 '바이아웃'(노동자에 일정 금액을 주고 해고를 가능토록 한 조항) 등 인력 감축은 막지 못했다. 



ⓒ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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