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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 민주당’ 네바다도 이변···바이든에 등 돌리는 유권자들

최고관리자 0 980 2024.05.20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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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조지아주 애틀랜타 모어하우스대 졸업식에서 명예 학위를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오는 11월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표심을 잡기 위해 임신 중지권 보장과 인종차별 철폐 등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유권자들은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권자 대다수가 경제 문제를 다음 대선의 주요 문제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인권을 강조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벌이는 이스라엘에 무기 지원을 하는 모순적인 정책도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을 깎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흑인 민권 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모교인 조지아주 애틀랜타 모어하우스대 졸업식을 찾아 흑인 표심 잡기에 나섰다. 모어하우스대는 흑인 남학생들이 다니는 유명 사립 학교로, 최근 캠퍼스 내부에서 가자지구 반전 시위가 열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축사에서 “여러분은 조지 플로이드가 살해당한 해에 대학 생활을 시작했다”며 “흑인 청년이 길거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무엇이 민주주의인지 의문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무엇이 민주주의인가”라고 말했다.

미국 래퍼 조지 플로이드는 2020년 위조지폐 사용 혐의로 체포되는 과정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했다. 이 사건 이후 흑인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과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 시위가 미국 전역에 퍼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리는 흑인 가족과 공동체에 역대 어느 정부보다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납 수도관을 교체하고, 초고속 인터넷망을 깔고 있다”면서 흑인대학 지원 확대, 학자금 대출 탕감 등 정책 성과도 내세웠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축사를 시작하자 몇몇 졸업생은 이스라엘 지원 정책에 항의하는 의미로 의자를 돌려 등을 보였다. 팔레스타인기를 든 학생도 있었다. 졸업식장 밖에서는 확성기를 들고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하는 시위자가 나타나는 등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처럼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무기 지원, 반전 시위 비난, 시위 참가자 체포 등에 반발해 바이든 대통령 지지를 철회하는 대학생들이 생겨나고 있다. 민주당 산하 대학생 단체인 ‘미국민주대학’의 무슬림 간부회 의장인 하산 피아랄리는 “대량학살에 반대만 하는 것은 좋은 정책이 아니다. 시위가 일어났는데도 중동 정책을 재고하지 않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말에 낙담했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임신중지 금지법이 주요 화두로 떠오른 주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밀리고 있다. CBS가 지난 10일부터 일주일간 여야 경합 주인 애리조나와 플로리다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두 지역에서 모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보다 더 높았다.

애리조나주에서 바이든 대통령(47%)은 트럼프 전 대통령(52%)에게 5%포인트 차로 뒤졌다. 플로리다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54%)이 9%포인트 차로 바이든 대통령(45%)을 이겼다.

애리조나주는 최근 민주당 주도로 160년간 존재한 임신중지 금지법을 없앴다. 대선이 진행되는 시기에는 주 헌법에 여성들의 임시중지 권리를 명시하는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

임신 6주 후 임신중지 시술을 금지하는 플로리다주에서도 오는 11월 주 헌법에 임신중지권을 명시하는 안을 두고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이곳을 찾아 연방 대법원이 임신중지 권리를 인정했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책임을 물어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심판할 것을 호소한 바 있다.

CBS는 임신중지 이슈도 중요하지만, 애리조나주와 플로리다주 주민들이 경제나 인플레이션, 이민 문제 등에 더 집중하고 있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이번 설문에서 대선 투표에 영향을 주는 이슈로 애리조나주 유권자들은 경제(81%), 인플레이션(78%), 민주주의(70%), 국경 문제(61%) 순으로 많이 꼽았다. 플로리다주도 경제(89%), 인플레이션(84%), 범죄(69%) 순이었다.

20년간 대선 때마다 민주당이 승기를 거둔 네바다주에서도 이변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지난 1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27%로, 트럼프 전 대통령(41%)보다 뒤졌다. 특히 이민 문제를 중요시하는 히스패닉 유권자의 지지율도 바이든 대통령(26%)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37%)이 더 높았다.

네바다주 유권자 역시 경제 회복을 대선의 주요 이슈로 보고 있다. ‘오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가 있는 네바다주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관광업이 타격을 받아 경제가 더디게 회복되고 있다. 주민들은 치솟는 주택, 기름, 생활비 물가와 실업난에 시달리고 있다.

CNBC 등 일부 미국 언론들은 유권자들이 이번 대선 레이스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를 ‘비호감’으로 느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57%의 유권자가 제3의 후보를 지지하거나, 투표할 후보를 정하지 않았거나, 투표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라스베이거스 주민 제프리 스톨츠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두 가지 나쁜 선택만 남았다”며 “트럼프는 평생 범죄자였다. 바이든은 일을 안 한다. 집에 돌아가서 여생이나 즐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기은 기자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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