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동급생에 절하는 백인 학생들… 학부모 반발 부른 ‘이 영상’
미국 플로리다 하워드 중학교의 한 교실에서 촬영된 영상. 백인 학생들이 의자에 앉은 흑인 학생들을 향해 절을 하고 있다.
/트위터 @libsoftiktok © 제공: 조선일보 김가연 기자
미국 플로리다의 한 중학교에서 백인 학생들이 같은 반 흑인 친구들을 향해 경배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게다가 이 장면이 교사의 지도하에 연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은 크게 반발했다.
22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 등은 “플로리다의 한 교사가 틱톡 ‘촌극’(寸劇)에서 학생들을 정치적 소품으로 이용했다가 비난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랜도 하워드 중학교의 언어 교사 에단 후퍼는 교실에서 찍은 영상을 자신의 틱톡 계정에 올렸다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그가 올린 영상 중에는 ‘흑인 역사의 달’인 2월을 기념하며 찍은 것이 있었는데, 여기에는 의자에 앉은 흑인 학생들과 그 옆에 서서 흑인 학생들에게 손 부채질을 해주고 절을 하는 백인 학생들의 모습이 담겼다.
또 후퍼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풍자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공화당 소속인 디샌티스 주지사는 인종 차별과 성적 정체성 문제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그는 지난해 학교에서 인종차별, 성차별, 사회적 정의와 관련한 교육을 금지하는 ‘워크 중단 법안’(Stop Woke Act)에 서명한 바 있다. 당시 디샌티스 주지사는 “플로리다주에서는 당신의 동의 없이 부과되는 숨 막히는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날 자유도 자유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를 겨냥한 영상에서 후퍼는 교실을 돌아다니며 학생들이 읽는 책을 낚아챘다. 이 중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설인 ‘해리포터’도 있었다. 이어 후퍼는 “인종 문제, 흑인 역사와 관련된 것은 금지되어 있다”고 말했다.
후퍼의 영상을 본 학부모들은 “교사가 학생들에게 자신의 정치색을 주입시켰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학부모 CJ존슨은 “교사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내 아이를 이용한 것”이라면서 “그게(정치적 의견) 내가 믿지 않는 것이라면 어쩔 건가. 그건 내가 아이에게 가르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 학교 학부모뿐 아니라 많은 네티즌들이 후퍼가 교사로서의 직업 윤리를 저버렸다고 입을 모았다. 네티즌들은 “해고시켜야 한다. 자신이 돌봐야 할 아이들을 개인 소셜미디어 영상에 이용했다” “어떻게 학생 신분이 노출되도록 그대로 영상을 올릴 수 있나” 등 글을 올렸다.
반면 후퍼를 지지하는 학생과 학부모들도 있었다. 하워드 중학교에 재학 중인 자이다 잭슨은 “영상에 나도 있었다. 우리 모두가 동의한 것”이라며 “선생님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논란이 이어지면서 후퍼는 결국 정직 처분을 받았다. 학교 측은 그가 해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학교 관계자는 성명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직원은 즉시 교실에서 퇴출되고, 휴직처리 될 것”이라며 “(후퍼에 대해서는) 조속히 해고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