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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엠블럼 없어 공장 스톱… 공급망 비용 눈덩이

최고관리자 0 769 2022.09.27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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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엠블럼 없어 공장 스톱… 공급망 비용 눈덩이  © 3b1a5afb-1da2-416b-8bd7-b3c3e8b1fff6  류정 기자



미국의 대표 자동차 회사 포드는 지난 19일(현지 시각) 3분기 실적 전망치를 발표하며 “3분기 공급망 비용이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음 날 주가는 12% 폭락했다. 11년 만의 하루 최대 하락이다. 포드는 투자자에게 “연말까지 생산을 늘려 올해 목표 수익을 달성하겠다”고 했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포드 주가는 지난 23일까지 줄곧 하락해 나흘 동안 18%나 떨어졌다.


반도체 부족에 따른 자동차 업계 생산 차질은 2년째 이어온 새로울 것 없는 악재였다. 그런데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건 공급망 혼란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 증가가 자동차 업계에 예상보다 훨씬 큰 타격을 주기 시작했고, 이 상황이 단기간 쉽게 해결되지 않을 거라는 분석 탓이다. ‘포드 쇼크’가 자동차 산업 전반의 문제일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같은 기간 GM(-14%), 스텔란티스(-8%)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포드, 부품 단가 본격 인상… 엠블럼도 부족

포드는 이날 “최근 부품사와 진행한 납품 가격 협상에서 인플레 비용이 대거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수익성이 높은 SUV와 픽업트럭이 부품 부족으로 조립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미완성 차량 재고가 3분기 말까지 최대 4만5000대에 달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3분기 세전 영업이익이 월가 전망치의 반 토막 수준인 14억~17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포드는 그동안 반도체 공급망 문제에 상대적으로 잘 대응해온 것으로 평가받았다. 실제로 지난 2분기에만 해도 수익성 높은 모델 생산에 집중하고 차 가격을 올려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한 덕분에 세전 이익이 작년보다 3배 뛴 37억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인플레로 인한 비용이 급증한 데다 반도체 이외 다른 부품 부족 현상까지 나타나며 생산 차질까지 빚자 ‘수익 극대화 전략’이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대해 ‘적게 만들고 비싸게 파는’ 임기응변식 대응이 바닥을 드러낸 것이다.

자동차 업계는 와이어링 하네스(전선 뭉치), 반도체, 각종 원자재 부족을 경험했는데, 포드의 경우 최근 엠블럼까지 부족해 일부 차량 조립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에 엠블럼을 공급하던 한 부품사가 최근 산업 화학 물질을 지역 하수로 배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난달 생산 차질을 빚은 탓이다.

자동차 업체의 비용 부담은 소비자에게도 일부 전가되고 있다. 포드는 지난달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가격을 최대 8500달러(약 1200만원) 올린 데 이어, 머스탱 마하E 가격도 최대 8000달러 인상했다.

◇한국도 공급망 재편 비용 부담

코로나와 전쟁, 각종 자연재해로 인한 공급망 혼란과 전기차 전환이 동시 진행되면서 한국 자동차 업계도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상반기 철강업체에서 사오는 자동차 강판 가격을 t당 15만원 올렸다. 하반기 가격 협상에서도 상당한 수준으로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는 올해에만 10개 차종(쏘나타·스타리아·그랜저·아이오닉5·싼타페·모닝·K5·스포티지·셀토스·EV6)의 연식변경 모델을 내놨는데, 1년 만에 차량 가격을 50만~400만원 인상했다. 특히 그랜저와 싼타페는 1년 이내에 완전 변경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인플레 비용을 차 값에 반영하기 위한 연식 변경”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전기차·배터리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도 국내 업체에 비용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란 분석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에 들어가는 광물을 북미에서 조달하려면 광산 개발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며 “중국의 저렴한 공급망에서 벗어나 비싼 미국 공급망을 이용하라는 것이어서 인플레 감축법이 아니라 인플레 조장법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허윤 서강대 교수는 “효율화·분업화된 다자간 무역 시대는 끝나고 있다”며 “이제 기업은 어디서 돈을 벌 수 있을지가 아니라, 이곳에서 돈을 벌어도 되는지를 고민해야 하고 이에 따른 비용 증가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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