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엄마들이 한밤 중 학교 운동장에 모여 비명 지르는 이유는?
© 3b1a5afb-1da2-416b-8bd7-b3c3e8b1fff6
미국에서 엄마들이 밤늦게 학교 운동장에 모여 비명을 지르는 모임을 결성해 화제가 되고 있다. 코로나로 3년째 집에서 육아, 집안일과 재택근무를 병행하며 누적된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함께 비명 지르기’로 해소하자는 취지다.
지난 23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보스턴글로브 보도에 따르면 이 모임은 지난해 3월 메사추세츠주(州) 보스턴에서 처음 시작됐다. 심리치료사 사라 하먼이 현지 학부모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함께 소리지를 엄마들을 모집했다. 3살, 5살 딸 둘을 키우는 하먼은 “팬데믹 기간동안의 육아는 나를 완전히 미치게 만들었다”며 모임 결성을 결심했다고 했다.
‘미칠 것 같은 답답함’을 느끼는 엄마는 하먼 만이 아니었다. 금세 2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한밤 중 보스턴 찰스타운 고등학교 운동장에 빙 둘러서서 20분 간 쉬지않고 비명을 질렀다. 이날 모임에 참여한 3살 아이를 키우는 애슐리 존스는 “(이 모임은)정확히 내가 원하던 것이었다”며 “같은 감정을 공유하는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안전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후 백신 접종 가속화로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면서 ‘비명 지르기 모임’도 단발성으로 그치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모든 것이 원점으로 되돌아왔다. 이달 초 미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100만명을 넘어섰다. 미국 내 대다수 지역에 휴교령이 내려지고,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무기한으로 연장했다. 이에 지난 13일(현지 시각) 엄마들은 다시 운동장에 모였다.
‘비명 지르기 모임’은 단숨에 미 전역 부모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보스턴글로브는 “텍사스주 알링턴에서도 비슷한 모임이 생겼고, 벨몬트와 덕스베리의 엄마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코로나 대유행 기간 동안 수백만 명의 미국 엄마들이 정신 건강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많은 엄마들이 자신의 삶과 더 힘든 육아, 가사일을 ‘저글링’ 하면서 한계점에 다다랐다”고 보도했다. 뉴욕 맨해튼 정신과 의사 엘런 보라는 “모든 사회구성원이 어떤 방식으로든 코로나에 영향을 받았지만, 엄마들은 탈출구도 휴식 시간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또 “2~3년동안 억눌린 감정을 비슷한 처지의 이들이 모인 공동체에서 비명을 지르는 식으로 해소하는 것은 건강한 방식”이라고 했다.
김지원 기자








